'이루다'와 대체 뭘 이루려고
'그녀(her)'란 영화가 있었다. 인공지능에게 연정을 품고 한때 행복했으나 결국엔 허상을 사랑한 죄로 무너지는 소심남 이야기. 아니, 어떻게 컴퓨터와 사랑에 빠지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영화에 등장하는 '그녀'는 인공지능이란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지나치게 매혹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그래서 무섭다. 우리에게 인조인간 이야기는 꽤 오래 됐고, 그 수도 그만큼 적지 않다. 은하철도999, 마징가 제트, 블레이드 러너, 가위손, A.I., 터미네이터, 서복, 엑스 마키나,그녀 안드로이드… 동화 '피노키오'처럼 사람을 닮은 존재에 관한 이야기들. 그런데 제각기 다른 이 모든 이야기들 끝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허무(虛無)'와 공포(恐怖). 결국 인조인간도 사람과 다를 게 없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