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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 추는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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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어의 '개소리'에 관하여 존 마크 램지어라는 미국 남성이 있다. 그는 어렸을 때 일본에서 자랐다고 한다. 학창 시절, 전범기업 미쓰비시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역사학, 일본학, 법학을 전공하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됐다. 미쓰비시는 1972년 하버드 로스쿨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미쓰비시 일본 법학교수’라는 직을 개설받은 적이 있는데, 그가 바로 그 직함을 받았다. 2018년에는 일본 경제와 사회를 ‘홍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가 주는 훈장도 받았다. 경력만 봐도 그는 뼛속 깊이 ‘친일파’ 미국인이다. 그런데 그가 얼마 전 내놓은 논문 하나가 일본 극우 매체 산케이에 소개되면서 일본을 제외한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논문에서 어떠한 증거나 증언 없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라고 매도했다. 마..
이만희 방역방해 혐의가 무죄? 이제부터는 방역당국이 어떤 특정 단체나 조직에 구성원 명단 제출을 요구해도 당당히 거절할 수 있게 됐다. 판사가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저지른 명단 제출 거부를 방역방해가 아니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설현황이나 교인명단 제출을 요구한 건 역학조사가 아니고 자료수집 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누락했다고 해서 방역활동 방해혐의가 아니란다. 아니, 명단이 있어야 역학조사를 하지?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조사를 어떻게 해? 어린 아이들도 알만한 상식을 왜 너희들만 몰라? 아, 지친다. 상식과는 저 멀리 떨어진 이런 판결들이 정말 역겹다. 판사들은 또 이렇게 면죄부를 준다. 나무만 보고 숲은 아니 보는 너희들의 똥고집이 구역질난다. 이런 판결이 가져올 파장은 생각해 본적 없나. 이런 ..
'이루다'와 대체 뭘 이루려고 '그녀(her)'란 영화가 있었다. 인공지능에게 연정을 품고 한때 행복했으나 결국엔 허상을 사랑한 죄로 무너지는 소심남 이야기. 아니, 어떻게 컴퓨터와 사랑에 빠지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영화에 등장하는 '그녀'는 인공지능이란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지나치게 매혹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그래서 무섭다. 우리에게 인조인간 이야기는 꽤 오래 됐고, 그 수도 그만큼 적지 않다. 은하철도999, 마징가 제트, 블레이드 러너, 가위손, A.I., 터미네이터, 서복, 엑스 마키나,그녀 안드로이드… 동화 '피노키오'처럼 사람을 닮은 존재에 관한 이야기들. 그런데 제각기 다른 이 모든 이야기들 끝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허무(虛無)'와 공포(恐怖). 결국 인조인간도 사람과 다를 게 없다. 사..
bj땡초 사건으로 본 이 시대의 양아치들 돈벌이의 수단이랄까. 언젠가부터 이 수단이 달라졌다. 바야흐로 온라인 동영상 전성시대. 전통적인 직업이라는 개념은 붕괴된지 오래. 현대인의 관음증과 결합된 아이디어 하나로 더 쉽게, 더 편하게 돈 벌려는 아해들이 많아졌고, 이 시대를 오염시키는 또다른 공해라고 꼰대질 해봐야 "너도 좀 벌어." "응. 그럴까? 어떻게 벗으면 돼?" 내가 알던 직업인이란 매일 만원버스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사무실 의자에 붙어 앉아 치질 걸리도록 일하다가, 상사에게 쌍욕도 먹고 가슴 속 사표를 넣다 뺐다 방정도 떨고, 툭하면 돌아오는 회식 자리서 잔뜩 취해 개진상도 부리다가, 월급 나오는 날 반짝 생기가 돌았는데 하루 만에 빈 통장을 보고 쾡한 눈으로 터벅터벅 로또를 사고, 꽝 맞고 구기고.. 이 짓을 무한반복하는 인간들이었..
정인이의 얼굴 정인이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것은 절망이었다. 그것은 체념이었다. 초점을 잃은 눈, 생기 없는 표정. 기쁨 또는 슬픔이라는 감정조차 완벽히 사라진 얼굴. 모든 희망을 놓아 버린 얼굴.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 그날의 정인이 얼굴을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생전 정인이를 보았던 소아과 의사는 “15개월 된 아기가 마치 자포자기한 어른들이 지을 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정인이는 지옥을 살다 갔다. 제발 지금은 천국에서 살기를..
누가 '사' 짜들을 믿는가 하루가 멀다 하게 터진다. 목사들의 성폭행 사건, 판사들의 해괴한 판결, 검사들의 선별 수사,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 선출되지 않은, 이 사회의 권력들. 이들의 범죄와 횡포, 갑질은 계속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것은 폭력이다. 물리적 폭력, 정신적 폭력이다. '사'짜들 가운데 약자 편에 서서 일하는 이들이 오히려 주목받는 세상.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하나. 사람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짜들이 오히려 그것에 반하는 행위를 할 때 사람들은 절망한다. 개인의 인생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숨을 쉬고 살 수가 없다. '사'짜들이여, 탐욕을 버려라. 너희들이 욕망을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