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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부르는 노래

트로트 스트레스

트로트 기원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 가지로 엇갈린다.

일본 엔카(演歌)에 뿌리를 둔 왜색 음악으로 보는 입장과

서양의 사교댄스 음악인 폭스트로트(fox-trot)의 영향을 

받아 엔카와는 다른 독자적인 음악으로 보는 입장.

 

무엇이 그 기원이 됐든

나는 별로 트로트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그랬는데 요즘에는 더 그렇다.

 

그나마 배호의 안개낀 장충단공원이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유명곡들은 인생의 애환을 담은

노랫말이 있어 곧잘 따라불렀지만,

요즘 깨방정 떠는 가사와 멜로디로

꾸며진 트로트들은 혐오만 불러온다.

 

그런데 요즘 TV만 틀면 트로트다.

프로그램 제목만 바꿔가며

본방송에 재방송에 재재방송에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린다.

 

그 수도 어마어마하게 많거니와

그 틈에 좀 떴다하는 트로트 가수들도

광고에 나와 개사된 트로트를 또 부른다.

 

처음에 종편 애들이 제작비는 줄이고 

시청률은 높이는 걸 찾다가

히트 친 것이 전 방송사로 옮겨진 탓이다.

효자상품이 따로 없다. 얼마나 이쁘겠나.

방송 재승인도 트로트 때문에 받았다는 소문이 날 정도니.

이 참에 방송사 이름도 바꿔라. TV트로트로. 

 

장르의 다양성, 채널 선택권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지.

하나 된다 싶으면 주구장창 파고드는

방송사 것들의 냄비근성같은 집념이 무섭다.

 

트로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해 못할 얘기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공해다. 전파 공해.

 

안 보면 그만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젠 채널 돌릴 때마다 언뜻 비쳐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다.

 

제발 좀 적당히 하자.

혈안이 돼서 뽕을 뽑을 때까지 쪽쪽 빨아먹겠다고...

무섭다. 그러지 마라 진짜.